오즈클리닉 - 메디컬 칼럼

 



작성일 : 17-02-06 15:51 20170206155123
몇 건이나 하셨어요 ?
OZ
1530
몇 건이나 하셨어요 ?



오늘 상담을 받으시던 분이 갑자기 물으셔서 나를 당황시켰던 질문이고 이 글을 쓰게 한 질문이다.
진료실에서는 가끔 예기치 못한 질문들을 받곤한다.
성격이 조금 직설적인 분들이 돌직구를 날리면 20 년 이상 성형외과를 해 온 필자조차 당황하기 마련이다.
이와 비슷한 질문으로는...
'몇 년이나 하셨어요 ?'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
'이 자리에서 오래 하셨어요 ?'
30대 때는 너무 어려 보인다며 그냥 일어나시는 분도 계셨다.
그래도 이제는 50줄을 넘기면서 흰머리도 나기 시작하고 머리숱도 줄어들면서 나이나 경력에 대한 질문은 많이 줄어들었기는 했지만 아직 젊게 살려고 노력해서인지 아니면 젊게 옷을 입고 다녀서인지 아직도 이런 질문을 간간히 듣고는 한다.
속으로는 젊어 보이니까하고 이런 질문을 아직도 하네 생각하며 웃기도 하지만 차마 입으로는 내뱉을 수는 없고...

나이나 경력을 묻는 질문은 굉장히 타당하고 현명한 질문이다.
20여년 전에 하던 나의 수술과 10여년 전의 수술, 그리고 지금의 수술은 많이 차이가 있으니까.
또 적어도 경력 10년 미만과 그 후의 세계는 천지차이다.
(과거에 저의 부족한 수술로 인해서 만족을 못한 분들에게는 이 자리를 빌어서 사과드립니다.)
성형수술은 다른 수술과 달리 각 개인의 손기술, 숙련도, 수술에 대한 철학, 지식, 교육 등에 따라 생각보다 많은 차이가 난다.
그래서 다른 과들은 최신 기계와 화려한 선전, 뻑쩍지근한 인테리어, 달콤한 서비스, 저렴한 가격, 다양한 이벤트로 무장한 큰 대형병원이 무조건적으로 싹슬이를 해가며 쏠림 현상이 심해지지만...
성형외과만은 아직도 작고 알찬 작은 병원들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많은 수가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에 현혹이 되어 대형 성형외과에 쏠림이 생겨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소수의 밝은 눈을 가진 분들이 아직도 작지만 실력 있는 병원들을 찾아내고 소개시켜서 명맥을 유지한다는 것은 진화이며 희망이다.
성형외과 병원을 크게 키운 동료나 후배들이 이구동성으로 토로하는 제일 큰 어려움은 후배 의사들의 실력 부족과 결과의 들쭉날죽함이다.
성형수술의 결과는 개인의 역량에 많이 좌우되기 때문에 여러 의사들이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기는 어렵고
그래서 성형외과는 대형화가 되기도 어렵고 되어서 별로 좋지 않은 과이기도 하다.




몇 건이나 하셨어요? 도 비슷한 질문이지만 조금은 다른 질문이다.

적어도 내게는 조금의 다른 생각을 하게해준 질문이다.
사실 이 질문 전에는 상담하는 분(상당히 공손하시고 예의 바른 분이셨다)의 이런 설명이 앞에 붙어 있었다.
"실례지만 이런 질문을 해도 될까요 ? 큰 병원들은 당연히 환자도 많고 수술 건수도 많아서 믿을 수 있는데 이렇게 작은 병원에서는 얼마나 하는지 알 수 없으니까 질문을 드리는 거에요. 무례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몇 건이나 하셨나요 ? 많이 수술을 하셨나요 ? 블로그와 홈페이지의 사진은 직접 하신 분들의 사진인가요 ?"


의사의 경험과 실력은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수술 건수만으로 그 의사의 실력을 평가할 수는 없다.
대형 병원의 경우 여러사람이 수술한 건수를 모두 합하니 당연히 수술 건수가 많을 뿐 각자 의사의 수술 건수는 그리 많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대형 병원의 경우 수술을 그냥 기계적으로, 공장에서 공산품을 찍어내듯이 하고(심지어는 수술 전에 환자를 제대로 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수술 후에도 각 환자의 경과를 자세히 살피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작은 병원에서는 환자의 상담부터, 수술, 치료, 경과 관찰까지 모두 한 명의 의사가 성의를 다해서 보고 다 기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은 수술 건수를 가졌더라도 기술의 완성도 면에서는 훨씬 뛰어난 경우가 많다.
환자 한 명, 수술 한 건 하나하나가 모두 스승이 되니 당연한 결과다.



요즘 그분의 성형수술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K씨는 내 대학 후배다.
대학시절부터 유난히 센 말빨과 조폭부터 연예인에 걸친 폭넓은 마당발로 유명세를 타던 후배다.
의사들은 대부분 내성적이거나 숫기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반대적인 성향을 가진 의사답지 않은 의사들은 당연히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대학 졸업 후 전문의 과정도 밟지 않고 일반의로 강남에서 성형외과를 개원하더니 일찍부터 대형 차를 타고 다니고 강남 아줌마들 사이에서는 굉장히 유명세를 타고 돈도 많이 벌고 있다는 소문은 들었다.
물론 이 정도일 줄은 나도 전혀 몰랐고 요즘의 보도를 보면서 그 스케일의 광대함과 거침없는 행보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아마 그 K씨가 일부 수술이나 주사 건수는 내 몇 백배가 될 것이다.(돈도 몇 백배 또는 몇 천배는 더 벌었을 것이다)
유치한 비교일지는 모르지만 그런 K씨가 나보다 더 그 주사를 잘 놓고 실력이 있을까 ?
나보다 더 유명하고, 더 유명하고 높으신 분들을 치료했고, 더 돈도 많이 벌었는데...
직접 보지 않았지만 절대로 그럴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
왜 ?
우선 제대로 배우지를 않았기 때문에 기초 지식이 없고 발전 가능성이 없으며 직업윤리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비전문의들이 흔히들 주장하는 바가 있다.
'전문의 4년 배우고 시험봐서 전문의 따면 뭐하나요 ?
우리(비전문의들)는 그 시간에 개업해서 이미 수천건을 더 해 봤고 개업 후 수십년 동안 수만것을 했는데.
개업한 횟수가 이미 전문의 과정 4년을 넘어섰고
많이 수술해 본 사람이 더 전문적인 것이 아닌가요 ?'
어떻게 들으면 맞는 말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기초가 없는 의사는 아무리 많은 수술을 해보았더라도 그 이유나 원리를 잘 모르기 때문에 발전이 없다.
잘못된 수술을 수백 수천건하면서 피해자만 수백 수천명을 만든 꼴이다.
비전문의들이 모여서 하는 학회에 가보면 처참하고 한심해서 말이 안나오는 경우가 많다.
피가 철철나는 환자의 환부를 맨손으로 문지르며 용감하게 필러를 주사하며 강의를 하는 의사들도 있고...
위험천만한 시술을 하면서 자신은 이제껏 부작용이 한 껀도 없었다고 장담하며 마치 약을 팔듯하는 약팔이 의사들도 있고...
자신만의 비법이라고 장황하게 설명하지만 원리상 맞지도 않고 수술 자체를 이해도 못하는 의사들도 있다.
의사라고 다 같은 의사는 절대 아니다.
물론 전문의들 중에서도 황당한 의사들이 있기는 하지만 비전문의면서 성형수술을 하는 의사들과는 비교 불가다.




또 하나 큰 차이점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원초적인 원인이 있다.
비전문의면서 또는 타과 전문의면서 성형외과를 하시는 대부분의 목적은 돈이다.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 의료보험으로 인해서 의료보험만으로는 의사가 돈을 벌 수 없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에 돈을 쉽게 버는 수단으로서 성형을 선택했을 뿐이다.
하지만 실력있고 양심있는 성형외과 의사들에게 돈은 부수적인 것일 뿐 자체로 목적이 되지는 못한다.
완벽한 성형을 하기 위해 하는 끊임 없는 노력이나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성형을 해주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이 목적이 되고 거기에 직업 윤리의 고결함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다하지 못했을 때, 그 도전을 피할 때는 어느 누구라도 타락을 할 수밖에 없다.



유명세 쫓아서 그 분도 거기서 시술을 받았다지만...
유명세란 것은 실력이나 결과보다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꾸미는 것에서 생긴 신기루에 불과하다.


Copyright reserved for OZ Cosmetic Clinic
Hyuncheol Park MD


오즈 성형외과 박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