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클리닉 - 메디컬 칼럼

 



작성일 : 03-01-01 00:00 20030101000000
마이클 잭슨의 코
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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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은 인류학적으로는 몽골로이드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 한국인의 얼굴을 깊이 연구한 조용진 교수의 의견으로는 우리나라 사람의 외모상의 특징은 얼굴이 넓고 긴 편이면서, 앞 이마가 좁고 코와 중안부(얼굴의 가운데 부분)가 짧고, 눈, 코, 입이 작고 턱이 큰 특징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성행하는 성형수술을 보면 이런 주장에 공감하게 된다.
눈, 코를 크고 높게 하는 수술들은 꾸준히 성형수술의 대종을 이루고, 최근에는 광대뼈 수술로 얼굴 폭을 줄이고, 사각턱 수술로 턱선을 갸름하게 하는 수술들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서구화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용모에 대한 미의 기준도 서구화된 탓에, 우리의 인류학적 특징을 교정하는 이런 수술방법 들이 많이 사용되는 것이라고 짐작이 된다.
환자분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러한 미의 기준이 너무 서구적인 기준으로 편향되어 있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물론 미의 기준이라는 것이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너무 지나치게 미의 기준이 편향되면 좋지 않은 수술 결과나 부작용이라는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이러한 경우의 단적인 예가 마이클 잭슨이다.
얼마 전부터 마이클 잭슨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다닌다더니 최근 마스크를 벗고 코를 노출한 모습이 방영되었다.
법정에서의 증언을 위한 것이라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벗었다는 것인데, 드러난 코의 모양은 일견해도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았다.
마이클 잭슨의 성형수술에 대한 기사는 벌써 여러 번 세간의 화제가 된 것이기는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이미 한계를 넘어서버린 듯하다.
어렸을 때부터 달라져가는 그의 외모를 보면 수많은 성형수술을 받은 것을 짐작하게 한다.
마이클 잭슨이라면 대중문화의 우상중의 우상이다.
필자가 보기에도 그가 보여준 음악성과 춤 동작 하나 하나는 참으로 독창적이고 천재적이다.
하지만, 이 천재적인 가수도 피부색이나 외모에 대한 편집적인 열등감은 어쩔 수 없었던 듯하다.
그의 부자연스러운 피부색이나 백인도 흑인도 아닌 외모를 보면 측은한 생각이 들기조차 한다.
이런 이가 불법 무면허 수술을 받았을 리는 없건만, 자신의 인종적인 특성을 벗어나려는 데 사로잡혀 무리한 성형수술에까지 집착하였던 것이 결국은 이런 부작용까지 불러온 것이다.

코 성형수술의 부작용으로 필자의 진료실을 찾았던 분들의 상당수도 마이클 잭슨의 경우와 다르지 않다.
물론 부적절한 수술을 시행한 의사의 책임이 가장 큰 것이지만, 너무 지나친 수술결과를 원한 환자도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코 성형수술이 어려운 것은 수술결과를 외모의 변화만으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양만을 생각한다면 얼마든지 수술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수술결과를 영구히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
또 코 성형수술의 부작용이라는 것이 수술 즉시 드러나는 것이 아니고 수개월이나, 수년 심지어는 수십 년 후에 발생하는 것이어서 간과하기 쉽다.
모든 코 성형수술이 이렇게 부작용이 많은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코 성형수술이 낮고 짧고 퍼져보이는 코를 높이는 수술이기 때문이다.
이런 코 성형수술은 수술 방법상 인공물질을 필요로 한다.
특히 코끝이 뭉툭하고 퍼져보이는 것을 교정하려면 인공물질을 사용하는 종래의 수술방법이 간단하고 쉽지만, 지나친 인공물질의 사용은 항상 부작용을 초래할 뿐 아니라, 손상된 코에 심각한 영구적인 변형이 따른다.
그래서 최근의 수술방법은 인공물질의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코 연골모양을 교정하는 방법으로 변화하였다. 이런 수술방법은 안전하면서 자연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좋은 수술결과를 위해서는 환자에게 올바른 수술방법을 소개하려는 의사의 자세와 노력, 그리고 솔직한 상담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겠지만, 환자 편에서도 너무 지나친 외모의 변화만을 추구하는 것은 피하여야 할 것이다.
더 바라자면 서구화된 미의 기준을 무조건 추종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좀더 우리의 기준을 찾았으면 한다.
혹시 어설프게 서구화된 외모만을 쫓는 우리들의 모습이 외국인들에게는 마이클 잭슨과 마찬가지로 비춰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고, 이제부터라도 우리의 개성을 우리의 아름다움으로 찾아가는 노력을 하였으면 한다. 다행히 요즘 문화 예술의 여러 분야에서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자각이 있는 듯하고, 성형수술을 찾는 이들도 과거보다는 자연스러운 것을 추구하는 것 같다.
아무쪼록 마이클 잭슨과 같은 경험을 하시는 분들이 이제는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