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클리닉 - 진료실이야기

 



작성일 : 06-08-29 15:42 20060829154216
선생님, 돈 많이 버셨나 봐요?
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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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돈 많이 버셨나 봐요?

제가 돈이 많냐고요?
물론 아니죠.
성형외과 의사라면 무조건 돈이 많을 줄 알지만 저는 유산도 없고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평범한 성형외과 의사를 하는, 그 흔한 강남 아파트 한 채 없는 그야말로 평범한 중류층일 뿐입니다.

‘선생님, 돈 많이 버셨나 봐요?’라는 말은 몇일 전 방문한 환자의 입에서 나온 얘기일 뿐입니다.
A 양은 2년 전 저희 병원에서 쌍꺼풀 수술을 받으셨던 분이신데 몇일 전에 상담을 왔습니다.
쌍꺼풀 수술은 절개법으로 했는데 결과가 좋아서 눈을 감아도 흉터가 거의 안보이고 인상도 한결 또렷해지고 자신 있는 예쁜 모습이 되어 오셨습니다.
처음 쌍꺼풀 수술을 받을 때가 대학교 2학년이었고 이제는 졸업반이 되어 사각턱 수술을 하고 싶어서 오신 분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턱이 별로 넓지도 않고 체질적으로 얼굴이 적고 마른 분이기 때문에 옆에서 볼 때 턱이 약간 각이 진 모습이 드러나는 것뿐이어서 사각턱 수술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을 자세히 드렸습니다.
또한 지금도 예뻐 보이고 얼굴이 커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만한 위험과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가면서까지 수술을 하실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진심어린 충고를 해드렸구요.
그랬더니 A 양의 입에서 나온 말이
‘선생님, 돈 많이 버셨나 봐요. 강남으로 이사도 오시고 수술도 제가 원하는데도 그리 권하지 않으시고…’ 였습니다.
물론 그 환자 분이 쌍꺼풀 수술이 잘 되어 저를 믿고 다시 찾아준 것은 고맙고 감사할 일이며 제가 수술을 그리 권하지 않으면 수술을 권하는 다른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으실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수술을 권하지 않은 것은 원칙상 수술 결과가 뚜렷하게 개선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되고 환자 분의 이미지상 필요한 수술이라고 판단이 되기 전까지는 수술을 권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수술을 그리 권하는 편이 아닙니다.
또한 환자가 한가지를 상담하러 왔을 때 다른 부분까지 부추켜서 수술을 하게 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버는 유명한 성형외과가 안될 지는 몰라도 항상 환자 분들에게 가장 좋은 방법을 인도해주고 가장 양심적으로 최선을 다한 의사로 남고 싶습니다.
불완전한 인간임을 인정하면서, 모자라는 실력을 따뜻한 가슴으로 커버하면서, 익을수록 고개를 숙일 수 있는 벼가 되고 싶습니다.





Snowy 11-08-2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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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wnaetd to spend a minute to thank you for this.